[이론편] 플랫폼, 알고 개발하자
어느 날 갑자기 “플랫폼 좀 만들어보라며” 위에서 오더를 받은 경험 있지 않으신가요. 일단 만들라고 하니 개발에는 착수했는데, ‘플랫폼’을 한 마디로 정의하기 힘든 개발자들이 태반일 겁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이정도만 알면 되겠다” 싶은 플랫폼 지식만 간추려 보았습니다. “아 내가 만들고 있는 플랫폼이 이렇게 돌아가는 놈이구나” 대충 감 정도는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 대부분의 내용은 플랫폼 바이블이라고 불리는 ‘플랫폼 레볼루션(Platform Revolution)’ 책을 참고해 큐레이팅 했는데요. (페이지는 500쪽이지만..) 여력이 되시는 분들은 한번쯤 정독해보실 것을 권합니다.
#1
플랫폼, 기술과 만나 날개를 달다
플랫폼은 사실 아주 오래전부터 인류가 실행해 온 개념입니다. 하루아침에 벼락스타가 된 건 아니죠.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여 상호작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서로를 위한 가치를 창출하게 하자는 것’이 플랫폼의 기본 정의입니다. 매우 간단하죠. 상인들이 자기들의 물건을 가져와서 지역 소비자들에게 파는 전통적인 노천시장을 떠올려보면 플랫폼의 의미를 좀 더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해 온 플랫폼에 그야말로 ‘붐’이 일게 된 이유는 바로 ‘디지털 기술’ 때문입니다. 기술은 플랫폼에서 참여자들이 만날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어 주고요, 종종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플랫폼의 범위, 속도, 편의성, 효율성을 크게 확대시키기도 합니다.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든 가치를 더하기 위해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면 성공적인 플랫폼을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2
직선적이고 간결한 ‘파이프라인’ vs 복잡하고 다면적인 ‘플랫폼’
이리보고 저리봐도 플랫폼만 있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 같지만 세상에는 플랫폼이 아닌 기업도 많습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채택하고 있는 전통적인 시스템을 우리는 ‘파이프라인(pipeline)’이라고 부릅니다. 플랫폼과 달리 파이프라인은 가치의 창출과 이동이 단계적으로 일어나는데요. 이때 파이프라인의 한쪽 끝에는 생산자가, 반대편 끝에는 소비자가 있습니다. 회사는 먼저 제품이나 서비스를 디자인하고요. 그런 다음 제품을 제조해서 판매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시스템을 작동시킵니다. 매우 간결하고 단선적인 형태죠.
반면 플랫폼 세계에서는 다른 종류의 이용자들이 서로 만나고 상호작용을 일으키면서 플랫폼이 제공하는 자원을 사용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가치 있는 무언가를 교환하고 소비하며 때로는 함께 만들어 내기도 하는데요. 가치는 생산자에서 소비자까지 일직선으로 흘러가지 않고, 사람들에 의해 다양한 장소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만들어지고 변경되며 교환되고 소비됩니다.
플랫폼과 파이프라인은 각기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어느 것이 좋거나 나쁘다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플랫폼은 성장 측면에서 파이프라인 사업보다 빠르게 클 수 있는 두 가지 경제적 우위를 지니고 있는데요. 한계수익과 한계비용의 우위 그리고 확장성의 우위 입니다.
힐튼과 쉐라톤과 같은 전통적인 호텔 기업이 사업을 확장하려면 객실을 늘리고 수천 명의 직원을 고용해야 하는데 비해 에어비앤비는 거의 0에 가까운 한계비용으로 사업을 확장합니다. 에어비앤비 네트워크에 방을 추가하는 데 드는 비용이 아주 적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생산과 유통의 한계수익과 한계비용의 우위’ 입니다.
‘확장성의 우위’는 네트워크 효과와 연결되는데요. 플랫폼에 긍정적인 네트워크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생산 증가 ⇢ 소비 증가 ⇢ 다시 생산 증가로 이어집니다. 선순환적 피드백 사이클이 시작되면 최소한의 비용으로 플랫폼 성장에 가속이 붙게 되죠. 이렇게 구축한 생태계는 대부분의 파이프라인 기반 조직들보다 훨씬 크며, 훨씬 더 많은 자원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당연 플랫폼 생태계에서 창출되는 가치도 클 수밖에 없겠죠.
#3
망하고 흥하는 플랫폼을 가르는 ‘네트워크 효과’
직접 생산이나 제조를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플랫폼 기업들이 꾸준히 성장하고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핵심 원리는 ‘규모의 수요 경제(demand economics of scale)’ 때문입니다. 규모의 생산량 증가를 통해 제품의 단위 생산 비용을 낮추는 ‘규모의 공급 경제(supply economies of scale)’ 와는 다르죠.
규모의 수요 경제는 소셜 네트워크의 효율성, 수요 결집, 앱 개발, 기타 네트워크가 크면 클수록 사용자들에게 더 많은 가치를 주는 현상에 따라 움직입니다. 즉, 플랫폼의 가치는 이들의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커뮤니티에서 나오는 것인데요. 규모의 수요 경제는 한 플랫폼 시장에서 가장 몸집이 큰 기업에게 네트워크 효과 우위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s)는 여러 플랫폼 사용자들이 각 사용자를 위해 창출한 가격에 미치는 영향력을 말합니다. 네트워크 효과는 사용자 기반을 키우는 피드백 고리를 스스로 강화시켜 플랫폼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어 줍니다. 플랫폼의 생산자가 창출하는 가치가 높으면 높을수록 더 많은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으며, 또 소비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더 많은 생산자가 몰려와서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됩니다.
대다수의 기업들이 이러한 네트워크 효과의 중요성은 인지하고 있으나 종종 네트워크 효과 관련해 잘못된 접근을 하기도 하는데요. 많은 참여자를 확보하면 네트워크 효과가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초기 유저를 확보하기 위해 할인과 쿠폰으로 고객을 끌어오거나 큰 비용을 들여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하죠.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그리 오래가지 않습니다. 플랫폼 안에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가치’를 늘릴 때에만 영구적인 사용자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네트워크 효과는 무조건 긍정적일 것이란 생각도 흔한 오류 중 하나입니다. 부정적인 네트워크 효과도 존재합니다. 잘 관리되고 있는 대형 플랫폼 커뮤니티가 각 플랫폼 사용자를 위해 상당한 가치를 생산해 낼 때를 ‘긍정적인 네트워크 효과’라 한다면 반대로 형편없이 관리되는 플랫폼 커뮤니티가 각 플랫폼 사용자를 위해 창출하는 가치를 떨어뜨리는 경우를 ‘부정적인 네트워크 효과’라고 하죠.
부정적인 네트워크는 최소화하고 긍정적인 네트워크 효과는 극대화하려면 적어도 두 가지 조건은 충족시켜야 합니다. 첫째, 사용자가 플랫폼에 빠르고 쉽게 들어와 가치 창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진입이 자유로워야 합니다. 그러나 양적 성장으로 인해 생산자와 소비자 간에 가능한 매칭의 수가 늘어나면, 최적의 매칭을 찾기가 어려워지거나 아예 불가능해지기도 하며 심하면 네트워크 붕괴의 원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플랫폼이 사용자들의 접근과 이들이 참여하는 활동, 그리고 다른 사용자들과 맺는 관계를 필터링하고 통제하고 제한하는 프로세스를 잘 관리해 균형을 유지해야 합니다. 둘째, 반드시 양쪽 시장이 동일한 비율로 성장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우버는 운전자와 승객이, 에어비앤비는 호스트와 게스트가 모두 늘어나야 합니다. 승객이 한 명인데 운전자가 1000명이거나 호스트가 1000명인데 게스트가 1명인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겠죠.
#4
플랫폼 설계는 ‘핵심 상호작용’을 명확하게 설정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성공적인 플랫폼은 사용자들을 위해 지속적으로 높은 가치를 만들어 내는 단 하나의 ‘핵심 상호작용(core interaction)’에서 시작합니다. 핵심 상호작용에는 ‘참여자(participants)’, 플랫폼 사용자들이 주고받는 아이템을 일컫는 ‘가치 단위(value unit)’, 사용자들이 적절한 가치 단위를 교환할 수 있도록 해주는 알고리즘 형태의 소프트웨어 기반 도구 ‘필터(filter)’ 등 3가지 핵심 요소가 수반됩니다. 이 3가지 요소는 반드시 명확하게 정의해야 하며, 사용자들이 핵심 상호작용을 최대한 간편하고 매력적이며 가치 있게 느낄 수 있도록 신중하게 설계해야 합니다. 일부 플랫폼은 더 복잡한 모델을 갖고 있지만 ‘참여자+가치 단위+필터 ⇢ 핵심 상호작용’ 이라는 기본 구조는 동일하다고 보면 됩니다.
핵심 상호작용의 요소를 명확하게 정의했다면, 끌어오기(pull), 촉진하기(facilitate), 매칭하기(match) 기능을 통해 가치 있는 핵심 상호작용이 많이 일어나게 해야 합니다. 먼저 플랫폼은 반드시 생산자와 소비자를 플랫폼으로 데려와야 합니다(끌어오기). 그래야만 생산자와 소비자들이 상호작용할 수 있습니다. 플랫폼은 생산자와 소비자의 상호작용을 촉진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이들이 쉽게 만나서 가치를 교환할 수 있도록 도구와 규칙을 제시해야 합니다(촉진하기). 그리고 플랫폼은 효과적으로 생산자와 소비자들을 짝지어 줘야 합니다. 이때 서로에 대한 정보를 이용하여 각자 원하는 것들을 얻는 방향으로 맺어줘야 합니다(매칭하기).
참여자를 끌어오는 데 실패한 플랫폼은 플랫폼의 가치를 드높여 줄 네트워크 효과를 일으킬 수 없습니다. 상호작용을 촉진시키지 못하는 플랫폼은 결국 참여자들의 의욕을 꺾어 이들을 플랫폼에서 멀어지게 합니다. 그리고 참여자들을 제대로 매칭시키지 못한 플랫폼은 참여자들의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게 되고, 곧 이들은 플랫폼에서 이탈할 것입니다.
#5
어디까지 열어 놓고 어디부터 닫아야 하는가, 개방과 폐쇄 사이
플랫폼이 주는 가치의 특별한 힘은 외부 참여자들을 연결시키는 역량에 있습니다. 그러나 누가 플랫폼에 접근해야 하는지, 또 어떻게 참여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일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모든 플랫폼 관리자들은 설계 프로세스 초기는 물론 플랫폼 전 생애 주기에 걸쳐 개방과 폐쇄 사이에 있는 플랫폼의 경계를 끊임없이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플랫폼의 ‘개방성’은 (1)플랫폼의 개발이나 상업화 또는 사용에 참여하는 데 아무런 제약이 없거나 (2)기술 표준 준수 요건, 라이선스 요금 지급 제약 등 어떤 제약이 합리적이면서도 차별 없이 모든 잠재적 플랫폼 참여자들에게 균등하게 적용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반면 ‘폐쇄성’은 단순히 외부 참여자들의 플랫폼 참여를 금하는 것이 아니라 잠재적 이용자들이 참여를 망설일 정도로 부담이 되는 참여 규칙을 만들거나, 과도한 수수료(또는 ‘사용료’) 부과로 잠재적 참여자의 이윤 폭을 견딜 만한 수준 이하로 떨어뜨리는 것을 말합니다.
플랫폼의 개방성을 결정할 때는 관리자와 스폰서 참여, 개발자 참여, 사용자 참여 등 3가지 유형의 이슈를 두루 고민해야 하는데요. 여기서는 개발자 참여에 대한 내용만 중점적으로 보려고 합니다. 플랫폼 설계와 구축은 일반적으로 핵심 상호작용에서 시작됩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대다수의 플랫폼은 사용자들을 위한 추가 가치를 창출하고 새로운 참여자들을 끌어들이는 다른 유형의 상호작용을 일으키기 위해 확장합니다. 새로운 상호작용은 플랫폼과 그것을 구성하는 인프라에 접근할 수 있는 개발자들이 만들어 냅니다. 이때 개발자는 크게 세 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핵심 개발자(core developer)
플랫폼 참가자들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가장 기본적인 기능을 책임집니다. 시스템을 설계하고 미세 조정하며 유지 보수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전반적인 업무 요소죠.
확장 개발자(extension developers)
플랫폼에 세부적인 기능과 가치를 더해 가며 기능을 향상시킵니다. 보통 외부 당사자들로 우리에게 익숙한 확장 개발자 그룹에는 게임, 정보 도구, 생산성 도구, 활동 편의성을 높이는 앱을 생산하여 아이튠스 스토어를 통해 판매하는 개인과 기업이 있습니다.
플랫폼 관리자들은 반드시 확장 개발자들에게 플랫폼을 어느 수준까지 개방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정해야 합니다. 만일 플랫폼이 너무 폐쇄적이면 – 확장 개발자들이 자신들이 개발한 것을 사이트에서 팔기가 지나치게 어려우면 – 플랫폼 사용자들에게 소중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할 기회를 잃게 될 것입니다. 어쩌면 그런 과정에서 참여자들을 소외시킬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플랫폼이 지나치게 개방적이면 – 확장 개발자들이 사이트에 출현하기 너무 쉽다면 – 저급한 서비스 제공자들이 플랫폼에 등장하여 해당 브랜드의 평판은 물론 다른 개발자들의 평판까지 깎아내릴 것입니다. 게다가 과도한 개방성은 동종의 서비스 제공자들을 지나치게 많이 끌어들일 수 있고, 그렇게 되면 한 제공업체가 벌어들이는 수익이 줄어들게 되어 사용자들의 요구에 맞춰 서비스를 개선하거나 바꾸는 데 따르는 인센티브가 줄어들겠죠.
확장 개발자들에게 높은 수준의 개방성을 허용하는 플랫폼 기업들은 보통 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제공합니다. API는 소프트웨어 응용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표준화된 절차와 방법, 규약, 도구로 외부 개발자들이 플랫폼 인프라와 깔끔하게 연결되는 프로그램을 코딩하기 쉽게 만들어 줍니다. 확장 개발자들을 끌어들인 API의 위력은 아마존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아마존은 33개에 달하는 오픈 API뿐만 아니라 300개 이상의 API ‘매시업’(mashups, 두 개 이상의 API를 조합한 것)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API들은 전자 상거래, 클라우드 컴퓨팅, 메시징, 검색 엔진 최적화, 지급 결제 등을 가능하게 해 줍니다.
데이터 애그리게이터(data aggregators)
다양한 정보원으로부터 얻은 데이터를 가지고 플랫폼의 매칭 기능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데이터 애그리게이터들은 플랫폼 관리자로부터 허가를 얻어 플랫폼 사용자들과 이들이 참여한 상호작용에 대한 데이터를 모조리 빨아드립니다. 데이터 애그리게이터들이 제공한 서비스가 잘 설계되어 있으면 사용자들이 흥미를 가질 만하고 잠재적으로 가치를 더할 수 있을 것 같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산자를 플랫폼 사용자들과 연결해 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열어 놓고 무엇을 소유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점이 생길 수밖에 없을 텐데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특정 확장 앱이 만들어 내는 가치의 양’에 달려 있습니다. 자신의 플랫폼 사용자들이 누리는 가치의 주된 원천을 외부 기업의 통제 아래 두고 싶은 회사는 없을테니까요. 반면 확장 앱이 창출하는 부가 가치가 그리 크지 않다면 안심해도 됩니다. 이때는 외부 개발자가 앱을 통제하도록 놔두는 게 오히려 효율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6
돈 버는 방법도 가지가지
수익 창출은 매우 복잡하면서도 플랫폼의 생존을 결정하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성공적인 플랫폼 출시를 바란다면 수익 창출을 둘러싼 여러 사안들을 무시하거나 네트워크 효과가 무르익을 때까지 미루어 두지 말고 첫날부터 잠재적인 수익 창출 전략에 대해 고민해야 하며, 또 다른 수익 창출 방안을 계속해서 강구해 놓아야 합니다. 셀 수 없이 많은 플랫폼이 있듯 각각의 플랫폼마다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도 다양할텐데요. 플랫폼 세계에서 돈 버는 방법, 대표적인 4가지 모델을 소개합니다.
거래 수수료 부과
네트워크 효과의 증가를 방해하지 않으면서 플랫폼에서 창출된 가치를 통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강력한 방법입니다. 구매자와 판매자들은 실제 거래가 발생했을 때에만 돈을 내면 되므로, 두 참여자들이 플랫폼과 네트워크에 진입하는 데 방해되지 않습니다. 물론 거래 수수료가 너무 과하면 거래 자체가 주춤할 수 있지만요. 플랫폼 관리자들은 사용자가 이탈하지 않는 수준에서 다양한 수준의 수수료를 놓고 실험하면서 생성된 가치의 몇 퍼센트가 적정한지 찾아야 합니다.
커뮤니티 접근에 대한 수수료 부과
생산자에게 사용자 커뮤니티에 대한 접근을 대가로 수수료를 부과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때 사용자들은 생산자와 상호작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른 이유로 플랫폼에 가입하는데요. 디자이너 플랫폼 드리블, 인력 채용 플랫폼 링크드인 등이 채용 담당자들로 하여금 구직자들을 비교하여 원하는 사람을 찾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을 일례로 들 수 있습니다.
접근성 강화에 따른 수수료 부과
금전 거래를 용이하게 하는 플랫폼이 거래 자체에 직접 관여할 수 없으면 거기에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대신에 이런 플랫폼은 생산자들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소비자를 더 많이 만나게 해 줄 수 있습니다. 소비자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하는 것이죠. 경쟁자가 너무 많아 소비자들의 관심을 놓고 벌이는 다툼이 치열해지더라도 생산자가 플랫폼 양면에서 주목을 끌며 다른 상대들보다 돋보이게 해줄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타깃 메시지를 더 정교하게 하거나 더 눈길을 끄는 프리젠테이션을 만드는 것, 특히 더 중요한 사용자들과의 상호작용을 제공하는 대가로 생산자들에게서 수수료를 받는 세부 방법들이 있습니다.
큐레이션 강화에 수수료 부과
긍정적인 네트워크 효과는 단순히 양적인 면뿐 아니라 질적인 면에 의해서도 생성됩니다. 플랫폼에 콘텐츠 양이 너무 많아지면 소비자들이 원하는 양질의 콘텐츠를 찾기 어려워지고,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플랫폼의 가치가 점점 떨어진다고 느끼게 됩니다. 이럴 때 소비자는 품질 보장, 즉 큐레이션 강화에 대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려 할 것입니다.
#7
시작하는 플랫폼을 위한 핵심 성과지표 원.투.쓰리
스타트업 단계에 있는 신생 플랫폼 기업들은 플랫폼에서 핵심 상호작용을 가능케 하는 특징이 얼마나 강한지를 추적하는 지표에 집중해야 합니다. 글로벌 프리랜서 플랫폼인 오데스크(ODesk, 현재의 업워크)의 전 CEO 게리 스와트(Gary Swart)는 스타트업 초기에 초점이 잘 맞춰진 지표가 매우 중요하다고 아래와 같이 말하기도 했는데요.
“비즈니스 리더는 회사의 가장 중요한 지표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하고, 더 많이 측정하려 할수록 우선순위 결정이 힘들어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모든 것을 측정해야 한다는 함정에 빠지지 말라. 사업 초기에 내가 얻은 교훈은 우리 제품을 좋아하고 사용하는 고객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여기에 도움이 될 만한 한 두개의 지표가 무엇인지 파악하라.”
신생 플랫폼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핵심 지표들로는 유동성, 매칭 품질, 신뢰도 점검 등이 있습니다. 플랫폼 특징에 따라 특화된 측정 도구가 추가로 필요할 수는 있지만 이 세가지 지표 없이 신생 플랫폼의 성과를 측정하기는 힘듭니다.
유동성(liquidity)
플랫폼의 생명 주기에서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이정표로 최소한의 생산자와 소비자가 존재하고 성공적인 상호작용 비율이 높은 상태를 의미합니다. 유동성에 도달하면 상호작용이 실패하는 경우가 최소화되고, 원하는 사용자들이 적정 시간 안에 일관되게 상호작용할 수 있습니다. 플랫폼이 출시되고 처음 몇 달 동안 언제 유동성에 도달할 것인지를 예측해 주어야 합니다.
유동성을 측정하는 한 가지 합리적인 방법은 주어진 기간 안에 상호작용으로 이어지는 회원 비율을 추적하는 것입니다. 물론 ‘상호작용’과 적절한 기간이 무엇인지는 플랫폼이 속한 시장의 범주에 따라 달라질 것입니다. 정보 및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에서 상호작용은 소비자가 헤드라인을 클릭해서 본문을 읽는 것을 의미할 것이며, 쇼핑 플랫폼에서는 제품의 구매를, 전문가 네트워킹 플랫폼에서는 서로를 추천하거나 연락처 교환, 토론 페이지에서 질문에 답을 다는 행위를 상호작용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부정적인 측면에서는 유동성이 떨어지는 상황이 얼마나 자주 발생하는지 알아보고 추적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유동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원하던 거래가 불가능한 상황을 발견한 상태를 말합니다. 유동성이 부족하면 사용자들은 플랫폼에 참여하는 것을 주저하게 되므로 이런 상황은 최대한 줄여야 합니다. 명심할 것은 플랫폼 채택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가 회원 가입이 아니라 사용자 관여도와 활발한 플랫폼 이용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동성을 정의할 때 사용자 합계와 상호작용 발생 건수를 반드시 포함시켜야 합니다.
매칭 품질(matching quality)
검색 알고리즘의 정확성과 탐색 도구의 직관성을 의미합니다. 이런 도구들은 사용자들이 가치가 창출되는 상호작용에 함께 참여할 다른 사용자를 찾는 데에 도움을 줍니다. 매칭 품질은 가치를 실현하고 장기적으로 플랫폼이 성공적으로 성장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며 우수한 제품이나 서비스 큐레이션을 통해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용자는 자기들이 찾는 것을 최대한 빨리 구하고 싶은 마음으로 플랫폼에 참여합니다. 원하는 것을 정확히 찾을 수 있으면 사용자들은 원하는 것을 찾는 데 들어가는 시간과 에너지, 노력, 기타 자원 등을 줄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플랫폼이 사용자들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이어줄수록 일반 사용자들이 활성 사용자나 장기 회원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겠죠.
반대로 매칭 품질이 나쁜 데다 매칭 속도도 느리고 결과가 실망스러우면 사용자 수와 상호작용 빈도가 크게 감소합니다. 그러면 결국 플랫폼은 조기에 소멸하게 될텐데요. 모든 종류의 플랫폼에 적용할 수 있는, 매칭 품질이 ‘나쁘다’ 혹은 ‘좋다’의 정확한 기준은 없습니다. 그러나 플랫폼 관리자는 특정 사용자들의 상호작용 비율과 해당 사용자들의 장기적인 활동 비율, 이를 테면 한 달에서 석 달이라는 기간 동안의 활동 비율과의 상관관계를 토대로 경험 법칙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신뢰(trust)
플랫폼 사용자가 상호작용에 참여하는 것과 관련해서 느끼는 리스크 수준입니다. 신뢰는 플랫폼 참여자들을 제대로 걸러 내고 관리할 수 있을 때 생깁니다. 온라인 플랫폼 세계에서는 처음에 사용자들끼리 맺는 관계를 비롯하여 대다수의 상호작용이 전적으로 사이버 공간에서 벌어지기 때문에 리스크에 대한 인지도가 더욱 큰 편인데요. 잘 운영되고 있는 플랫폼은 양쪽 참여자들이 잘 관리되어 사용자들이 플랫폼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에 개입하는데 따른 리스크 수준을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
플랫폼이 돌아가는 원리를 알고 나니 많은 기업들이 플랫폼이 되기를 원하지만 왜 아무나 페이스북이 될수 없고, 우버가 될 수 없었는지 이해가 갑니다. 유저의 수가 성공적인 플랫폼이 되기 위한 충분조건인 줄 알았는데 그게 다가 아니었어요. 생각보다 정교하고 복잡한 프로세스로 플랫폼은 운영되고 있었네요.
저희 또한 아직 갈길이 구만리인데요. 계속해서 고민하고 답을 찾다보면 언젠가 어반베이스 안에서 전 세계 모든 도면을 3D로 경험할 수 있는 날이 오겠죠. 다음 [실전편] 에서는 어반베이스가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첫 단추를 어떻게 끼웠는지, 플랫폼 ‘아키텍처’ 중심으로 실제 개발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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